해변 마을 아이들은 우리들에 대해
궁금해 하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.
제가 바다를 향해 앉아 있으면 쪼르르 몰려와서 제 옆에 와 앉습니다.
서로 제 옆에 앉으려고 자리 다툼도 하고
무슨 말인가 해보려고 머리를 기웃뚱하며 할 말을 찾습니다.
어떤 아이가 비사야 언어로 말을 걸어오면 다른 아이가 손 사래를 치며
잉글리쉬! 잉글리쉬! 하면서 영어로 말해야 한다고 말을 막습니다.
그리고는 어떤 말을 해야하나 한참 고민에 빠집니다.
한 아이가 한참 저를 쳐다 보더니 무언가 생각을 해 낸듯 갑자기
"유 아 소우 뷰티풀!" 이라고 합니다.
드디어 아는 영어 문장하나가 떠 오른 모양입니다.
(귀여운 아부^^)
나는 웃으며 '살라맛 까아요"(Thank you so much)라고
비사야로 말을 해주면 눈을 크게 뜨고는 그제서야 안심을 하며
종알 종알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합니다.
물론 저는 거의 반도 못알아 듣습니다.
아이들 말은 알아듣기가 더 힘듭니다.
그래도 알아듣는듯 놀라는 반응도 하고 고개도 끄덕여 줍니다.
아이들은 스스럼 없이 제게 어깨 동무도 하고
아들이 있느냐, 딸이 있느냐,
몇살이냐, 어디에 사느냐
매번 물어보고 알려줘서 다 아는 내용이지만 자꾸 말을 건네고 싶은겁니다.
예를 들면
홍길동 선생님! 선생님 이름이 뭐에요?
이런 식이지요.
며칠전....
한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아
늘 밥 그릇을 들고 쫓아 다니는 엄마가 보이길래
그 아이에게 다가가 손을 잡고 엄마에게 데려다 주며
밥을 잘 먹어야 한다고 했더니
아이는 제게 밥 먹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
한 숫가락 뜰적 마다 제게 관심을 유도 합니다.
한 그릇을 비웠기에 잘 했다고 칭찬을 해 주고
그애가 좋아하는 사진을 찍어 주었더니
또 한그릇 달래서 먹습니다. 또 칭찬을 해 주었더니
또 먹고 또 먹고 다섯그릇까지 먹어 버렸습니다.
세 그릇째 부터는 그만 먹으라고 했지만
칭찬 받고 싶어 자꾸 과잉 행동을 해서
제가 그 자리를 피해버렸는데도
다섯 그릇까지...
물론 아이들 밥이니 한번에 그리 큰 양은 아니었지만
평소에 잘 먹지 않던 아이가 한꺼번에 너무 먹은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는데
그 아이 부모는 마냥 흐믓해 합니다.
이런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른다면
예수님께서 얼마나 좋아 하실까요.
아이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.
예수께서 한 어린 아이를 불러 저희 가운데 세우시고
가라사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
그러므로 누구든지 이 어린 아이와 같이 자기를 낮추는 그이가 천국에서 큰 자니라
(마태 복음 18장 2-4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