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 아침 일찌기
산책도 생략하고 장바구니를 들고 재래시장으로 갔습니다.
토요일 수퍼마켓을 갔지만 생필품과 당장 먹어야하는 것들만 사왔기에
싱싱하고 가격이 훨씬 싼 야채와 생선을 사기 위해 ...
한 주간의 먹거리를 사야하는데 빠진 것이 없나 잘 살펴야 합니다.
오이, 당근 ,감자, 양파,양배추,파,단호박,깡콩,
오징어,조개,생선 한마리.
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파인애플까지 담고나니
장 바구니가 하나가득 꾀 무겁습니다.
시장을 나서면 트라이 씨클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서
행선지를 살핀 후 올라 탑니다.
(택시 요금이 너무 올라 택시는 아예 생각도 못하고 ... )
물건이 너무 많을 경우 (중간에 내려 집까지 걷는데 한참을 걸어야 하므로)
합승을 하지않고 25페소를 내면 택시처럼 집 앞까지 실어다 주기도 합니다.
그러나 오늘은 들고 갈만 한것 같아 합승을 하기 위해 나머지 승객을 기다립니다.
이 조그만 트라이 씨클에 몇명이나 태울까요?
인내심이 필요한 시간입니다.
찜통 같은 곳에 앉아 이 트라이씨클에 사람이 다 채워질 때까지
목 뒤로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가며
저도 마음 속으로 같이 호객을 합니다.
마포리 가요~. 마포리~
한 두명씩 자리가 채워지며 자리가 비좁아지기 시작합니다.
몇번의 후회가 마음 속을 쥐어박습니다.
-- 혼자 타고 갈껄-
-- 그래도 이건 6페소만 내면 되잖아- 조금만 참으면 되!-
-- 그거 얼마나 절약 된다고 이러니?-
등등...
운전자 "아직도 멀었다 더 실어야 한다"는 눈빛으로 승객의 숫자를 세어 봅니다.
가지고간 손수건이 흥건해질 무렵 갑자기 몇명의 승객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 옵니다.
보통 10명이 타면 꽉차서 더는 태울 수 없는 상황인데
다들 엉덩이를 반쪽씩 걸치고 서로 땀을 비벼대며 지쳐있을 때
운전사 아저씨 아주 만족한 표정으로 시동을 겁니다.
사람 수를 세어보니 12명이 탔습니다.
오토바이 한대에 이 많은 사람들을 싣고
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숨이 찬듯 낑낑
오토바이 신음 소리를 냅니다.
부릉~ 부릉~
부르르르~
털 털 털~~~
그 모습이 이 가난한 현지인들의 삶의 무게를 보여주는듯 애처롭습니다.
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
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
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
(마태복음 11장 28-30)